신분의 유통기한

diary | 2007/08/22 16:58 | 배터리

훈련소를 갔다왔다. 7,8 월 무더위 속이었고 귀동냥을 들어왔던 것보단 힘들었지만 감사하는 마음으로 다녀왔다. 회사동료가 점심을 같이 먹고 걸어오던 도중 내 옆으로 와서 난데없이 "앞으로~ 가"를 외치는 게 아닌가. 처음에는 별반응 없이 걷었다. 하지만 무의식적으로 옆에서 걸어가고 있는 그 동료의 발과 맞춰서 가고 있는 나를 발견하곤 웃지 않을 수가 없었다. "이러면 안되는데 어서 적응해야지" 했지만 거짓말 처럼 삼일 지나니 원래대로 돌아왔다. 군대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군가다. 지치고 힘들더라도 훈련병끼리 당당하게 큰 걸음과 함께 걸어 갈 때면 왠지 모르게 힘이 났었다. 군가 중에 많이 불렀던 "멋진 사나이"라는 곡이 있었는데 사나이라는 대목을  "(훈련병) 몇주차" 라고 바꾸어 부르곤 했다. 처음에 조교들이 "일주차"를 부르도록 시킬 때 옆에 지나가는 4주차 훈련병을 보며 얼마나 부끄러웠던지 모른다. 하지만 날이 하루하루 지나가면서 2주차, 3주차 ... 4주차가 될 때마다 다음 기수들을 보면서 여유가 생기기 시작했다. 그러다보니 어느새 그 힘들었던 훈련도 끝나더라.

사용자 삽입 이미지

맨뒷줄, 오른쪽에서 두번째.

나와서 가장 먼저 이사를 했다. 작년 겨울에 살았던 수내 오피스텔로 다시 전세계약을 맺고 동아리 선배인 재현형과 룸메이트로 지내기로 했다. 나오자마자 한숨 돌릴새도 없이 이사짐을 나르고 가족들과 여름휴가 보내기 위해 부산으로 내려갔다. 동생이 두살때 가본 제주도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제주도 가고 싶어했지만...  미국시장에서 subprime mortgage 위기와 yen-carry trade 때문에 생긴 유동성(?)의 문제로 제주도는 못가고(무슨 누구의 전세 잔금때문이지... 우성아 미안~) 대신 캐리언베이와 같이 꾸며놓은 통도사아쿠아환타지아에 갔다왔다. 캐리언베이보다 파도치는 풀장의 크긴 작지만 대신 파도가 좀더 높고 "웅"하는 소리와 함께 치는게 아니라 쉴새없이 30~40분 간격 연속적으로 치는 덕분에 물을 잔뜩 먹었다. 때마침 발령된 폭염경보까지 겹쳐 4주 훈련소에 있을때보다 더욱 화끈하게 태워버렸다;; 온 식구들이 가벼운 화상을 입어 남은 휴가 기간은 집에서 충분히 휴식을 취해야만 했다. 올여름 훈련소에서 추억과 기상이변으로 한달이 넘는 긴 장마 뒤 이제 막 시작된 늦더위 때문에 여름이 예년보다 길게 느껴진다.


ps. 훈련소로 편지 보내준 벌써 7년째 친구 선호, 축구소식을 전해준 윤갱이, 그리고 룸메이트 재현형 고마워요!

  1. 기형z 2007/08/23 04:07 답글수정삭제

    배터리 잘 지내고 있니?
    아유~ 다들 보고 싶다~ㅎ 여기 오기전에 한번더 봤으면 좋았을텐데..ㅎ

  2. 요한 2007/08/23 10:44 답글수정삭제

    니 옆에 계신 분 혹시 형제?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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